2004.11.01 네이버 제 블로그에 올렸던 글입니다.
어제 저녁..
시엄마가 마늘을 깐다고 하셨다.
시누이 시댁에서 보내 온 마늘이 있었는데 썩어들어가고 있다고
다 까서 빻아 냉동실에 얼려두고 써야 겠다고 하셨다.
토요일 밤에도 까셨는데 아직도 많이 남았다고
TV보시며 까신단다.
나도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.
어른이 일을 하신다고 하시는데..
시엄마, 하지 말란다.
손 아린다고..
내가 계속 하겠다고 하니까,
과도도 하나밖에 없다고 하며 하지 말란다.
그래도 하겠다고 하면서,
식칼 들고 와서 거들었다.
한 바가지를 까다 보니 손가락 끝이 아린다.
까는 김에 좀 더 까신단다.
말도 못하고..
왜냐면 시엄마가 나보다 더 많이 까셨었으니까..
좀 아린 손가락으로 더 깠다.
그리고, 시엄마가 깐 마늘 씻는 동안,
열심히 난 비눗칠 하며 손을 씻었는데도 아린다.
그래서 친정엄마가 알려 준 대로 손가락을 빨았다.
독한 기운 빠져나가라고..
한동안 손가락을 빨고 있으니 시엄마 말씀하신다.
어디 데었냐고?
마늘까서 손가락이 아리다고 했더니,
웃으시며, 거 봐라.. 아리다고 하지 말라고 했잖니 하시며
많이 아리냐고 묻더니, 설탕 물을 타신 양재기를 주시며
손을 담그고 있으라고 했다.
처음엔 너무 화끈거려 담글 수가 없더니만
좀 지나니 괜찮아진다.
한 10분 정도 담그고 있으니 거의 아린 게 없어졌다.
마늘 까고 난 뒤에는 설탕물에 손을 담그고 있어야 겠다.ㅎㅎ
나보다 더 많이 까고 어제도 깐 시엄마는 손가락이 안 아리단다..
엄마는 여자보다 강해서 그렇겠지..
잘하고 살아야겠당.
서로가 진심을 보이고 열심히 살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꺼라 믿는다.